이 시는 ‘우라지오’로 상징되는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우울하고 비애에 젖은 화자의 현실적 모습과 대비되어 절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1930년대 고향을 잃은 우리 민족적 삶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당대 사회 현실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서정적, 애상적, 회상적, 비유적
제재 : 오도가도 못할 우라지오
주제 :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절망감
구성 :
1연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찾게 된 부둣가
2연
지난 삶에 대한 당당함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3연~4연
어린 시절 회상
5~6연
고향에 갈 수 없는 절망적 현실
특징 : ① 따스했던 과거의 추억을 삽입하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부각시키고 있다.
② 방언을 사용하여 향토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③ ‘현재 – 과거 회상 – 현재’로 시상을 전개함.
출전 : 《분수령》(1937)
Understanding & Appreciate
이 시는 시베리아의 이국땅을 떠도는 화자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일제 강점에 의해 가족이 해체된 우리 민족의 슬픔과 한(恨)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자는 현재 고향을 떠나 ‘찔레 한 송이’도 찾아볼 수 없는 추위에 시달리며 외로운 삶을 살아 왔다. 화자는 그러한 현실과 당당히 맞서 후회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화자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 어머니에게서 듣고 동경하던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고향을 떠올린다. 고향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깊어만 가고, 화자는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의 부두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멧비둘기가 되어 고향으로 날아가는 꿈을 꾼다. 그러나 우라지오의 바다는 두껍게 얼어붙어 드나드는 배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결국 화자는 이국땅에서의 절망적인 자신의 처지를 ‘가도오도’ 못한다고 가슴 아프게 토로하고 있다.
Original text
Content analysis
눈보라에 얼어붙은 섣달 그름 : 시간적 배경(부정적 이미지의 고조)
‘얄궂은’, ‘곱게’ : 고향에 대한 역설적 태도를 드러냄.(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임.)
찔레 한 송이 : 작은 보람
나의 아롱범 : 화자의 분신(감정 이입)
하얀 눈 : 고난, 시련
마우재 말 : 고향의 이미지 환기 → 어머니의 입김
무지개처럼 어질다 : 아름답고 찬란한 이미지
멧비둘기 : 객관적 상관물(‘나’와 대비되는 존재)
날고 싶어 날고 싶어 : 고향을 향한 간절한 염원
우라지오의 바다는 얼음이 두껍다 : 고향과의 단절(현실적 장애물)
속삭일 수 없는 생각 : 비애, 슬픔
밤은 얄팍한 꿈을 끝없이 꾀인다 : 귀향을 향한 유혹
가도오도 못할 : 고향과의 단절
Reading material
이용악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하 우리민족의 삶을 이야기의 형태로 담아냈는데 이를 ‘이야기시’라고 한다. 소설에서의 ’리얼리즘’과 같이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 그가 사용한 창작 빙법인 셈이다. 그의 시 대부분은 가족 이야기에 기반한다. 하지만, 그 공감대의 폭은 당대 민족 전체로 퍼질 만큼 보편성을 가진 이야기들이다. 이는 가족사가 당대의 사회적·역사적·경제적 상횡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가족사임에도 그의 시가 반영론적 입장(작품에 반영된 정치·문화·사회적 요소들로 작품을 해석하려는 시도)에서 많이 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관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그의 ‘이야기시’는 순수시와 모더니즘으로 대표되는 1930년대 시적 흐름에 또다른 한 축을 만들어 주고 있다.